PL 문제아, 8개월 만에 복귀 → 바로 논란…몰래 프리킥 위치 조정 말썽 < PL < 해외축구 <
[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불법 베팅 혐의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최고 악동에 등극한 아이반 토니(브렌트포드)가 복귀전에서 또 말썽을 일으켰다.
브렌트포드는 21일(한국시간) 홈구장인 지테크 커뮤니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 21라운드에서 노팅엄 포레스트를 3-2로 꺾었다.
이날 승리로 브렌트포드는 공식전 8경기 만에 승리를 장식했다. 그동안 프리미어리그와 영국축구협회(FA컵)을 거치면서 1무 6패로 최악의 흐름을 보여왔다. 직전 FA컵 3라운드(64강)에서는 울버햄튼 원더러스와 재경기까지 간 끝에 탈락했다.
좋지 않은 분위기에도 브렌트포드가 기대한 카드가 있었다. 노팅엄 포레스트전을 통해 핵심 스트라이커 토니가 돌아왔다. 토니는 브렌트포드가 챔피언십(2부리그)에 있던 2020-21시즌 45경기에서 31골을 터뜨렸던 득점왕 출신의 공격수다. 토니의 활약에 힘입어 브렌트포드는 그해 프리미어리그로 승격했다.
토니는 최상위 레벨인 프리미어리그에서도 골 폭격을 이어갔다. 2021-22시즌 프리미어리그를 처음 경험함에도 12골을 넣었고, 지난 시즌에는 20골을 터뜨려 엘링 홀란드(36골•맨체스터 시티), 해리 케인(30골•토트넘 홋스퍼)에 이어 득점 3위를 자랑했다.
다만 그라운드 밖에서 행동이 문제였다. 토니는 상습 도박을 즐겼다. 지난해 3월 잉글랜드축구협회(FA)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토니는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총 232회 베팅 규정을 위반했다. 스컨소프 유나이티드 시절부터 여러 팀을 거치면서도 불법 베팅을 끊지 못했다. 결국 FA는 8개월 자격 정지 징계를 내렸고, 만에 하나 임대 이적을 한다해도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게끔 장치를 뒀다.
토니가 지난해까지 공식 경기에 나서지 못하면서 브렌트포드는 프리미어리그에 올라온 뒤 보여주던 성과를 이번 시즌에는 내지 못했다. 토니 없이 리그 19경기를 뛰는 동안 26골에 그쳤다. 노팅엄전이 열리기 전까지 리그 순위도 16위로 강등권과 큰 차이를 보이지 못했다.
토니가 돌아오자마자 결정력을 과시했다. 노팅엄에 0-1로 밀리던 전반 19분 페널티박스 바깥에서 시도한 직접 프리킥으로 동점골을 뽑아냈다. 토니가 반등의 발판을 마련한 브렌트포드는 벤 미와 닐 무페이의 골을 더해 3-2로 이겼다. 토니 복귀와 함께 승리를 챙기면서 상당한 존재감을 과시했다.
득점 못지않게 악동 기질까지 재확인했다. 토니의 프리킥 득점 과정에서 주심 허락 없이 위치를 조정한 것이 뒤늦게 확인됐다. 노팅엄 선수들이 수비 벽을 쌓는 동안 토니는 주심이 지정한 위치에서 슬금슬금 공을 오른쪽으로 이동시켰다. 보다 유리한 위치로 볼을 옮긴 토니는 상대 수비벽의 저항을 받지 않고 그대로 골을 뽑아냈다.
노팅엄의 누누 에스피리투 산투 감독은 토니의 행동을 묵인한 주심 및 비디오 판독(VAR) 심판진을 향해 "공의 위치를 바꿨으니 모두 개입했어야 한다. 골로 이어진 상황이라면 반드시 VAR을 확인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 위치를 바꾼 토니는 오히려 당당하다. 그는 "어느 쪽이든 1야드(약 1m) 정도는 공을 옮길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누누 감독은 "그런 규정을 들어본 적이 없다"라고 했다. 프리미어리그 심판 출신 마크 할시도 '더선'을 통해 "선수들이 임의로 공을 움직이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비신사적인 행동이며 옐로 카드를 받을 수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베팅 규정으로 문제아로 인식되는 토니가 또 사고를 쳤다. 토니는 일단 "다시 복귀해서 팀을 위해 골을 넣고 싶은 마음 뿐이었다. 오늘 경기에서 100% 골을 넣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며 "집을 나서기 전부터 '오늘 내가 골을 넣고 우리 팀이 이긴다'는 마음가짐을 가졌다"라고 기뻐했다.
웃어보인 토니와 달리 팬들의 실망감을 커졌다. 더선이 모은 팬들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반응을 보면 '다시 출전 금지 시켜라', '공을 유리한 위치로 옮겼다. 출장 정지 징계가 필요하다', '토니는 공을 움직인 걸 넘어 주심이 그린 스프레이까지 지웠다' 등 비판 강도가 상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