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 ISSUE]패해도 선수 발굴만 하면…경쟁심 키우는 클린스만의 '여유 만만' < 현장취재기사 < 해외축구 &…
[스포티비뉴스=부산, 이성필 기자] 경기에 패했지만, 생존하려면 주어진 과제를 해결하라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숨은 메시지가 있었던 페루전이었다.
축구대표팀은 16일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페루와의 친선경기에서 0-1로 패했다. 클린스만 감독의 한국 데뷔전 승리는 20일 엘살바도르전으로 연기됐다.
페루전에서 클린스만 감독은 중앙 미드필더 원두재(김천 상무)를 선발로 내세웠다. 또, 중앙 수비수에는 박지수(포르티모넨세)-정승현(울산 현대) 조합을 배치했다.
모두 정우영(알사드)과 김민재(나폴리)-김영권(울산 현대)이 빠지면서 이들이 기회를 얻었다. 정우영과 김영권은 부상, 김민재는 기초군사훈련을 받아 대표팀에 오지 못했다.
오른쪽 측면 수비수에도 김문환(전북 현대), 김태환(울산 현대)이 모두 부상으로 빠졌다. 안현범(제주 유나이티드), 설영우(울산 현대)가 뽑혔다. 안현범이 먼저 선발 데뷔 기회를 얻었다.
내년 1월 카타르 아시안컵을 앞둔 시점에서 선수 파악이 가장 중요한 클린스만 감독 입장에서는 결과를 떠나 장, 단점이 무엇인지, 적합한 선수가 누구인지를 확실하게 볼 수 있었던 경기였다.
원두재는 연령별 대표팀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지만, A대표팀이 주는 무게감을 쉽게 털어내지는 못했다. 전반 초반 제대로 중심을 잡아 주지 못하면서 실점의 통로가 됐다. 이후 각성하는 경기력을 보여줬지만, 쉽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후반 28분 부상으로 이탈, 박용우(울산 현대)가 대타로 등장했다. 박용우는 인종 차별 발언으로 논란의 대상으로 떠올랐지만, 일단 자기 역할을 하려 애썼다.
원두재와 더불어 안현범도 수비에 어려움을 겪었다. 실점 순간 압박을 하지 못했다. 첫 경험치고는 큰 교훈과 마주했다. 후반 집중력이 좋아지면서 K리그에서 보였던 모습이 나왔지만, 갈피 잡기 쉽지 않았음을 몸으로 표현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부상도 많고 김민재는 군사 훈련으로 합류하지 못했다. 이런 기회에 경험 있거나 어린 선수를 시험했다. 감독 입장에서는 이기고 싶지만, 새로운 선수도 확인해야 했다. 카타르 아시안컵까지 가는 과정에 선수를 꾸리는 것에 도움이 된다"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늘 이기면 좋으나 패하는 것도 경험이라는 것이 클린스만의 지론이다. 그는 "이 여정 속에서 패배의 쓴맛을 보면서 감독 입장에서 소화를 잘해야 한다. 카타르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는 버팀목이 되어야 한다. 손흥민, 김민재와 같이 하고 싶지만, 새로운 선수를 보는 것에 긍정적이라 본다"라며 선수층이 두꺼워지는 효과를 얻는 과정으로 삼겠다고 답했다.
박용우의 상황도 잘 알고 있다며 "사람은 누구나 실수한다. 젊은이는 더 실수한다. 지도자의 조언을 듣고 성장해야 한다. 물론 그라운드 안은 같다"라며 "오현규는 매일 성장 중이다. 조언해주며 성장시켜야 한다. 그 이상의 부분은 스스로 결정하기 어렵다. 저도 실수를 한다. 실수하면 조언해주고 인간으로서 성장하게 도우는 것도 제 역할이라 본다"라며 경기력은 물론 외적으로도 성숙하는 계기가 있기를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