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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안녕하세요. 저는 성인 ADHD 환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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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웃대인분들


제목과 마찬가지로 금주 화요일 저는 성인 ADHD 판정을 받고 치료를 받고 있는 웃대인입니다.


현재 '콘서타'라는 대표적인 성인 ADHD 약과 함께 불면증이 있어 불면증 약까지 처방 받고 5일째 꾸준히 먹고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혹 본인이 매스컴이나 주변을 통해 성인 ADHD을 알게되어 그 증상이 의심된다하면 가까운 정신건강의학과의원 병원을 꼭 가보시라는 겁니다.


저는 우울증세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이대로는 정상적인 삶을 살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어느 순간 강하게 들어


집 근처 병원을 가 선생님과 상담을 나눠보니 성인 ADHD는 현대의학이 발전하면서 발견 된 질환 중 하나이며, 우울증세, 자책, 두려움 등 여러 정신질환 증세가 함께 나타나고 약을 얼마나 복용해야 하는지 등 일반 병과 달리 아직 뚜렷한 결과 연구는 아직 없다고 합니다.


다만, 성인 ADHD의 유병률은 국가별 약 3~4% 정도이며, 그 중에서도 치료를 받는 사람은 약 3% 남짓으로, 저는 운좋게 용기내어 그 3%안에 들어와 치료를 받게 되었습니다.


상담 전 태블릿 피시로 생각보다 디테일하게 현재 상황이나 심경에 대한 설문조사가 이루어졌고, 이후 결과지를 토대로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며


현재 저의 심리 상태는 어떠하고, 논문 연구로 밝혀진 검사 결과지의 척도가 있는데 저는 그 척도를 굉장히 벗어난, 조금 심각한 상태였습니다.

(육각형 모양의 그래프로, 캐릭터 스탯치를 나타내는 육각형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리하여 추가로 성인 ADHD 검사를 권하셨고, 그 검사까지 함께 하게 되었는데 저는 분노조절 능력과 멀티테스킹 능력이 동 나이 또래에 비해 떨어진다고 나왔습니다.


의외인 건 지능이 평균 이상으로 나와 선생님께서도 지능이 부족해서 그런건 아니다라고 하시더군요. 저는 제가 지금까지 머리가 멍청해서 이렇게 아무것도 못하고 있나... 그런 자책감에 시달렸거든요.


그리고 콘서타 용량도 가장 기본부터 시작하되, 약효는 약 12시간 지속되며 효과는 즉시 나타날거라고 하셨습니다. 이때만 해도 저는 이 '즉시 효과' 라는 말의 의미를 잘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상담 직후 집에 돌아와 식사를 하고 약을 먹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제 자신의 모습에 깜짝 놀랐습니다...


이전의 제가 아닌 마치 딴 사람이 된 것마냥 같았어요.


저는 어릴 적부터 굉장히 말이 많고, 집중을 잘 못하고 주변으로부터 작심삼일이라는 말을 정말 많이 들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굉장히 화가 많아 사소한 일에도 화를 내거나 욱하는 경우가 많았구요.

 

 

 

 

 

 


그런데 약을 먹고 난 직후, 주변에 분노 유발자가 있어도 화가 나기 보다는


'아... 그래 그럴 수 있지... 당신 화가 났군요. 그래 그럴 수 있어'


라며 화가 나지 않고 마치 현자가 된 것 마냥 굉장히 침착해졌습니다.


뿐만 아니라 미친 듯한 집중력이 발휘되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저는 주의력도 산만하며 책 한권을 읽다가도, 공부를 하다가도 금새 딴짓하고 유튜브 보고 했던게 일상이었는데


제가 혹시 몰라 시간 체크도 따로 해놨습니다. 오후 6시 51분 공부를 시작하여 새벽 1시까지, 중간에 쉬는 시간 약 20분을 제외하고 공부만 했습니다.


이렇게 집중해서 공부한게 얼마만인지... 저 스스로도 믿기지가 않더군요. 공부를 하는 와중에도 딴 생각 없이 오로지 그 공부에만 집중했습니다.

 

 

 

 

 

이후에도 현재 꾸준히 5일째 약을 복용중이고, 약을 복용 후에 제 일상이 달라졌습니다.


몇 가지 나열해보자면


1. 집이 굉장히 더럽고 난잡했는데 깔끔하게 청소했습니다. 당연한 것일지 모르겠습니다만, 이전만 해도 청소도 하다가 말고, 중간에 적당히 하다가 이정도면 되겠지 하며 대수롭지 않게 하곤 했습니다. 그 마저도 시끄러운 노래를 틀지 않으면 안정이 되지 않아 노래도 틀곤 했구요.


2. 잡 생각이 안납니다. 어떤 일을 꾸준히 하는 것 자체가 어려웠는데, 이제는 그렇지 않습니다. 한 가지 일 (공부도 마찬가지입니다만, 운동이나 기타 일상생활 모두) 을 하는데 지루해하지 않고 꾸준히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3. 굉장히 침착해졌습니다. 일전에는 누군가가 말하면 중간에 말을 자르거나 제가 떠들기 바빴는데 이제는 침착하게 듣게 되었습니다.

주변 친구들에게도 현재 상황을 알렸더니 마치 딴 사람이 된 것 같다며 놀라워하더군요.


4. 자책감이 사라졌습니다. 마치 제가 바보라서 아무 일도 못하는 것처럼 느껴졌었는데 이제는 그렇지 않습니다. 검사 결과에도 나왔듯이 의외로 저는 지능지수가 높게 나왔고, 자책감 또한 ADHD에서 비롯된 자기비하에 지나지 않더군요.


5. 새로운 일을 하는데 두렵지 않습니다. 예전에는 새로운 일, 새로운 직장, 새로운 공부 하는 것 자체에 도전하기 두렵고 하기 싫고 그랬다면 이제는 그렇지 않습니다. 자신이 생기더군요.


6. 우울증세가 사라졌습니다. 선생님께서도 하시는 말씀이셨지만 우울증세나 자기비하, 괴로움 등등 정신 질환이라고 생각하는 모든 것들이 성인 ADHD 증세가 있다면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증세여서, 기분이 롤러코스터마냥 오르락내리락 한다 하더군요. 저도 처음에는 제가 우울증인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였습니다.


7. 기억력이 향상되었습니다. 예전에 제가 얼마나 깜빡 깜빡 자주 잊던지 정말 젊은 치매환자인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약 복용 후에는 깜빡 잊는 일도 거의 없고 아무래도 잡생각이 사라져서 그런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와 반대로 부작용도 조금 있는 것 같습니다.


1. 가끔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가만히 있다가도 외부의 조그만한 자극에도 꽤 가슴이 요동칩니다. 아픈 통증은 아니고 말 그대로 두근거림이 느껴질 정도입니다.


2. 12시간 약효가 유효하기 때문에 그 안에 뭔가 모두 마쳐야 할 것 같은 강박이 생깁니다. 이건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12시간 약효시간이 지난 후에는 어느정도 예전의 제 모습이 살짝 보이긴 합니다만, 예전처럼 일상생활에 크게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닙니다.


 

 

 

 

 

 

아직 5일차라 느껴지는 점은 이 정도가 전부인 것 같습니다.


저는 이전에는 이렇게 집중 못하고 산만한게 저의 정신력이 부족해서 그런가? 내가 나약해서 그런가? 하며 자책을 참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습니다.


누군가 그러더라구요. 다리를 삔 사람에게 '괜찮아 힘내!!! 넌 할 수 있어!!!' 라고 말하는 건 괜찮지만


다리가 아예 부러져 걷기조차 힘든 사람에게 '야!! 넌 정신이 약해 빠져서 그런거야 임마!!! 할 수 있어 이겨내!!!' 라고 말하는 건 정말 잘못된 것이라고요.


제가 그랬습니다. 몸과 마음이 산산조각 났는데 저는 제 자신을 아껴주지 못할 망정 아픈 제 자신을 계속 채찍질하며 앞으로만 나아가려 했거든요.


지금와 생각해보니 제 자신에게 너무나도 미안하고 슬픈 감정이 강하게 듭니다. 한편으로는 이렇게 발달한 현대의학의 도움을 받을 수 있어 정말 감사한 마음도 들구요.



현재 이 글을 쓰는 와중에도, 이전에 저는 이런 장문의 글을 쓰는 것 자체가 힘들었습니다. 집중이 안되고 자꾸 딴짓만 하고 싶었으니깐요.


하지만 지금은 오로지 글에만 집중하며 정보 전달에 신경쓰고 있고, 혹 웃대인 분들 중에서도 저와 비슷한 증세로 힘들어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두려워마시고 꼭 정신건강의학과에 가셔서 도움을 받아보셨으면 하셔서 글을 남겨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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